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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보건전문가도 놓치고 있는 마스크 선택과 착용 가이드
    오이레터 2023. 12. 8. 22:10

    <출처:&nbsp;National Geographic>

    호흡보호구의 기원?

    오이레터 구독자 여러분, 혹시 이 그림을 보신 적 있으신지요? 17세기 흑사병 시대의 '부리의사(Beak-Doctor)'는 전염병 환자를 치료한 의료인의 모습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이들은 특히 긴 부리 모양의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 마스크는 나쁜 공기를 걸러내고, 향기로운 물질을 부리 쪽에 담아 불쾌한 냄새를 막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그 부리는 환자와의 거리를 충분히 둘 수 있도록 길이를 길게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있습니다. 부리의사들은 전신을 가리는 방수 옷, 장갑, 부츠,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지팡이를 사용했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설로 남아있고, 이들은 당시 의학적 지식이 부족했지만, 전염병에 대한 대처 방법의 역사적 상징으로 남아있어 전염병의 역사에서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자주 등장하는 그림입니다.

     입코덥개

    우리나라에서는 1919년 12월 26일 매일 신보에 실린 만화에 “입코덥(덮)개”라는 제목으로 ‘선사물품(선물)을 사서 가기에도 분주한데 악감(감기) 예방용 마스크 때문에 숨이 더 헐덕헐덕한다’라는 표현이 실렸다. 그 이후에도 우리나라 신문을 보면 마스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마스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더 싶으시다면, 작년에 제가 찍은 유튜브를 확인해주세요

    <출처-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아카이브>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서던 시절

    최근까지 병원과 같은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팬데믹을 경험하며 마스크 착용을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였습니다. 우리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하고, 휴대전화 앱을 통해 재고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초창기에는 국민들의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였지만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다른 마스크를 착용하면 효과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도 이제는 온 국민이 알정도로 많이 달라졌습니다(동영상). 이제 이러한 경험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유튜브] 갑갑한데, "인견 마스크" 써도 될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던 사람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히, 화장품과 면도용품 업계는 마스크 착용 정책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이러한 제품들의 사용 패턴에 변화가 생긴 거죠. 그런데, 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었습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마스크는 종류에 따라 '호흡보호구'라고도 불리지만,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 모든 것을 간단하게 '마스크'라는 표현으로 통일해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변화와 적응의 과정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죠.
     
    산업보건 분야에서 마스크 등의 개인보호구를 지급하고 착용하는 것은 관리 방법의 마지막 선택지로 여겨집니다. 산업보건학을 배울 때, 우리는 근로자들이 마스크 없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어요. 마스크는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여겨져서 가능한 한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부분 가장 먼저 고려되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현장에서의 현실과 이상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우리는 이론과 실제 사이의 균형을 찾으며,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마스크? 호흡보호구?

    마스크와 호흡보호구, 이 두 단어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주 혼용되고 있습니다. 둘 다 호흡기 보호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그 범위와 특성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마스크는 좀 더 친숙한 단어로, 넓은 의미를 포괄하는 반면, 호흡보호구는 특정한 보호 수준이 필요한 환경에 맞춰 설계되고 인증 받은 보호구를 말합니다. 그렇지만, 안전보건공단에서는 방진마스크, 방독마스크, 송기마스크, 전동식 호흡보호구, 식약처에서는 보건용 마스크, 의료용 호흡기보호구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며, 이 두 단어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죠. 이렇게 두 단어 모두 의미 전달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 행정적으로는 두 단어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사용해야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의미 전달에 적합한 단어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마스크 인증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마스크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마스크 인증이 제도적으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아보죠. 먼저,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인증원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게요. 1984년부터 보호구, 특히 마스크에 대한 검정을 실시하고 있어요. 방진마스크, 방독마스크, 송기마스크, 전동식 호흡보호구 같은 제품들이 여기서 안전 인증을 받죠. 이 인증은 마스크를 근로자가 사용해도 좋다는 것을 인증해주는 중요한 단계랍니다. 그리고 식약처도 2008년부터 보건용 마스크에, 그리고 2021년부터는 의료용 호흡기 보호구에 대해 인증을 하고 있죠. 이렇게 두 기관이 마스크에 대한 인증을 담당함으로써, 우리는 믿고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안전보건공단과 식약처의 이러한 노력은 제품의 안전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마스크가 이렇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 참 든든하죠? 마스크를 쓸 때마다 이런 사실을 기억하고 확인한다면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논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된 보건용 마스크의 특성 분석, 2019


    마스크 인증제도에 따른 분류

    보호구 안전인증 고시에 보면 방진마스크는 포집효율에 따라 특급, 1급, 2급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용장소에 따라 선정을 해야 겠죠. 그 밖에도 가스상 물질로부터 근로자의 호흡기를 보호해주는 방독마스크, 산소농도가 18%미만인 작업장 등에서 공기호스 등으로 호흡용 공기를 공급해주는 송기마스크, 사용자의 몸에 모터 등의 전동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전동기 작동에 의해 여과된 공기가 호흡호스를 통하여 안면부에 공급하는 전동식 호흡보호구가 있습니다. 모두 안전보건인증원에서 안전인증을 받아야 하는 제품들입니다. 각 사업장에서 사용목적에 맞게 선정하시면 됩니다.
     
    위에 설명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약 40년 동안 마스크 인증제도를 운영하며, 꾸준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올바른 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근로자에게 지급할 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바로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중요해요. 마스크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 유지 관리하는 법 등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수랍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 근로자들은 자신을 더 잘 보호할 수 있게 되고,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이 조성돼요. 이렇게 마스크 인증제도와 교육이 함께 이루어질 때, 우리의 사업장은 더욱 건강해집니다.

    실습교육의 중요성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시는 방법에 대하여 배워보신적이 있으실까요? 마스크는 착용을 하는 보호구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스크를 잘 착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이론교육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착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실습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현장에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지난 오이레터에서 어원석 작가님(10 17)은 이론중심 교육의 문제와 실습교육의 확대 필요성교육매체의 다양성 확보 등을 강조해 주셨습니다황정호 작가님(11 14)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직무교육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해 주셨어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실습교육의 핵심 내용은 밀착도 검사입니다우리나라에서 밀착도 검사는 아직 제도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안전보건공단이나 식약처에서도 권고만 하고 있습니다밀착도 검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정성적 방법과 정량적 방법이 있습니다.


    밀착도 검사란?

    마스크나 호흡보호구가 얼굴에 잘 밀착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마스크와 내 얼굴이 얼마나 딱 붙어서 외부의 오염된 공기가 내 호흡기로 들어올 수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지금부터 호흡기 장비의 밀착도를 확인하는 정성적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이 방법은 맛이나 냄새를 통해 마스크의 밀착도를 체크하는 방식이에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시죠?

     
    정성적 밀착도 검사 방법

    먼저, 시험에 참여하는 근로자의 민감도를 시험합니다. 시험 대상자가 마스크를 얼굴에 꼭 맞게 착용하고, 그 위에 후드를 씌웁니다. 그 다음, 테스트 물질을 후드 안으로 분사해요. 이 물질들은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단맛이 나는 사카린이나, 쓴맛이 나는 비트렉스 용액 같은 것들이죠. 이제 재미있는 부분이 시작돼요. 시험 대상자가 이 물질을 맛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마스크가 제대로 밀착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요. 하지만 만약 느끼지 못한다면, 그 마스크 모델과 크기가 대상자에게 딱 맞는다는 의미랍니다.

     

    <출처: Draeger사>

    정량적 밀착도 검사 방법

    '정량적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요. 이 방법은 좀 더 과학적이고 정확한 방식으로 마스크의 효과를 확인해준답니다. 정량적 방법은 공기 중의 입자 개수를 측정하는 입자 계수기를 사용해서 마스크 안과 밖의 공기 중 입자 농도를 비교하는 거예요. 이렇게 해서 얻은 결과를 '밀착도'라고 부른답니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은, 만약 마스크가 제대로 밀착되지 않았다면, 다른 사이즈나 종류의 마스크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해서 근로자에게 가장 잘 맞는, 즉 제대로 된 마스크를 찾아주는 거죠. 정량적 방법을 통해, 우리는 마스크가 얼마나 잘 맞고,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제가 코로나-19가 한참 유행할 때 인터뷰를 하며 정량적 밀착도 검사를 한 예시 영상을 한번 보시죠. 사업장에서는 다양한 움직임(고개돌리기, 허리굽히기, 말하기 등)에 따른 밀착도 검사결과를 도출해낸답니다.

    작년에 포항에 있는 철강생산기업이 한국산업보건학회에 마스크 관련 컨설팅을 의뢰해주셨는데, 제가 마스크 부분을 맡아서 연구를 했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의사결정자의 의지와 사업장 보건관리자의 역할 그리고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Draeger사>


    어디서 밀착도 검사를 할 수 있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밀착도 검사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공식적으로 이 검사를 하는 기관이 따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답니다. 제가 근무하는 가천대 병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외국계 기업에서 밀착도 검사 요청을 해왔고, 해당 국가의 법규에 맞추어 밀착도 검사를 해드리기 시작했죠. 대부분의 국가에서 직업환경의학전문의의 의학적 평가와 산업위생전문가의 정량적 밀착도 검사 결과를 함께 요구하고 있어 해외 법규까지 준수해야 하는 기업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어디서 밀착도 검사를 배울 수 있나요?

    한국산업보건학회 전문교육강좌(PDC)에서 제가 마스크 밀착도 검사에 대한 이론과 실습 강의를 개설하고 있답니다. 2023년에는 동계학회(제주)와 하계학회(정선)에서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교육을 받으셨어요. 최근 몇 년간 기업에서도 밀착도 검사를 많이 도입하고 있어서, 저희가 중요한 일에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었죠. 
    밀착도 검사 방법이나 장비, 마스크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의해주세요. 교육을 통해 여러분도 밀착도 검사의 전문가가 되실 수 있습니다. 밀착도 검사 방법, 장비, 마스크에 대하여 무엇이든 궁금하신 사항은 언제든 문의주세요.

    또한 저희 가천대학교 보건대학원 산업 및 환경보건전공에서는 마스크 연구를 하는 전일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스크와 관련된 연구를 원하시는 분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마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마스크의 역사, 마스크의 관심도 빅데이터 분석, 동서양의 인식차이, 마크스의 원리와 다양한 종류와 경험, 환경오염문제 등 지면 관계상 다루지 못한 내용이 많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스크에 대한 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작년에 제가 찍은 유튜브에 추가적인 내용들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논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된 보건용 마스크의 특성 분석


    글쓴이: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한국산업보건학회 홍보이사
    한국산업보건학회 스마트 보건안전환경 표준화 위원장
    한국환경보건학회 기획이사

    shham@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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